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적당히

犬毛 - 개털 2007. 11. 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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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犬毛 趙源善



송년회라고

겨우 소주 서너 잔에 얼굴 벌겋게 익어

눈치도 안보고 왈가왈부

되지도 않는 개소리 박박 우기는 너 몇 대 쥐어박는다고 해서

내가 구겨진 네 위에 올라타 깔고 앉는 것 아니고

거기다가 싸움에서 반드시 내가 이긴다는 보장도 전혀 없으니

내가 이기면 네 기분 나쁘고 네가 이기면 내 기분 나쁠 터

생마늘을 먹든 구운 마늘을 먹든

H 주식을 사든 S 주식을 사든

이놈을 찍든 저놈을 찍든

괜한 시비 이러쿵저러쿵 더듬이 싸움할 필요 있는가?

너 맛나 너 신나 너 좋아 나불거리는 걸 내가 무어라 말릴 이유가 없지

나야 그저 삼겹살 타지 않게 부지런히 잘 뒤집어 우물우물 열심히 먹으면 되는 거야

술자리라는 게 그래

항상

적당히 떠들고

적당히 듣고

적당히 웃고

적당히 참고

적당히 마시고

적당히 일어서야해

적당히.


연말 별스러운 큰 일로

이 구석 저 구석

애먼 개미들만 더듬더듬 시끌벅적 술에 젖는다.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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