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犬毛 趙源善
송년회라고
겨우 소주 서너 잔에 얼굴 벌겋게 익어
눈치도 안보고 왈가왈부
되지도 않는 개소리 박박 우기는 너 몇 대 쥐어박는다고 해서
내가 구겨진 네 위에 올라타 깔고 앉는 것 아니고
거기다가 싸움에서 반드시 내가 이긴다는 보장도 전혀 없으니
내가 이기면 네 기분 나쁘고 네가 이기면 내 기분 나쁠 터
생마늘을 먹든 구운 마늘을 먹든
H 주식을 사든 S 주식을 사든
이놈을 찍든 저놈을 찍든
괜한 시비 이러쿵저러쿵 더듬이 싸움할 필요 있는가?
너 맛나 너 신나 너 좋아 나불거리는 걸 내가 무어라 말릴 이유가 없지
나야 그저 삼겹살 타지 않게 부지런히 잘 뒤집어 우물우물 열심히 먹으면 되는 거야
술자리라는 게 그래
항상
적당히 떠들고
적당히 듣고
적당히 웃고
적당히 참고
적당히 마시고
적당히 일어서야해
적당히.
연말 별스러운 큰 일로
이 구석 저 구석
애먼 개미들만 더듬더듬 시끌벅적 술에 젖는다.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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