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지병持病

犬毛 - 개털 2007. 9. 2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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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持病

犬毛 趙源善



그 병病

보나마나 뻔해

제 혼자 세상 짐 다 짊어진 것처럼

무거워 외로운 척 흠뻑 비까지 젖어

의자에 매달려 병나발 푸푸 불면서

처량하게 아무 뜻 없는 연기나 뻑뻑 하늘로 날리고

이내 빙글빙글 제 그림자와 팔분의 육 박자 숨바꼭질 돌다가

결국 변소에 숨어 거울을 볼 거야 아마

전신 뒤덮은 술거품을 면도한답시고 

퀭한 눈 치뜨고 칼 든 손 부들부들 떨며

가슴 깊이 벤 상처 펄펄 솟는 통증은 이미 못 느끼는 환각상태야

그저 못 갖춘마디라는 자격지심만 질겅질겅 씹어 대서

오른 쪽 어금니 흔들흔들 하더니 뒤 이어  

온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벌침으로 돌변해 뇌 속 깊이깊이 사정없이 들이 박힌다

칠흑 같은 밤이야

그래! 

달도 별도 없는 걸 진짜 좋아해

맞지?


누구라도

1. 절대 접근하지 말 것

2. 관심가지지도 말 것

3.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둘 것.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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