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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천국

犬毛 - 개털 2007. 4.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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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천국

犬毛 趙源善


바보가 아닌데 어정쩡하게 바보가 된

어쩔 수 없는 똑똑한 바보도 바보들 속에서는 바보다.


아무튼 일단 천재라도 별 뾰족한 도리 없어

슬쩍 쉬고 싶어 길가 카페 아무데나 잠시 들리면

빼꼭 들어찬 분들 하나같이 향수냄새 풍기는 굉장한 시인詩人님 들이라

덧셈에 뺄셈에 곱셈에 나눗셈에 목청들 대단 하시다

시인 아닌 사람 혼자 주눅 들어 두리번거리다가 혼비백산 코 찌그러져 나오니

계산이 아니 되더라

멀쩡한 천재 어찌 그리 쉽게 바보 되어지는지 꽤 우스운 일

하긴 

제가끔 다 모자위에 번쩍이는 계급장 으쓱대는 틈에

홀로 백발 맨대가리로 들어섰으니

외눈박이 왕국에 놀러간 두눈박이라

그도 참 그렇겠지.

 

고소한 밑밥에 꼬인 어리석은 송사리가 제일 먼저 낚시를 삼키는 법

잠자리날개 주워 달았다고 저 높은 하늘이 다 제 다니는 길은 아니야

노래방 점수 백점이랍시고 무대위에서 날뛰면 가수 모두 굶어죽어

술지게미나 핥아보고 어찌 술맛을 논하시려는 지 

하룻강아지 백 마리 덤벼도 범 한 마리 못 당하는 걸 아실 터

엎어지거나 자빠지거나 뒤집거나 찧거나 까불거나 촐랑이거나 여하튼 제멋에 산다지만

이건 해도 해도

눈 뜨고 못 볼 정도

너무 심하다.


바보들 속에 바보들이 만든 바보가 끼어 저는 바보 아니라고 발버둥질 한다

바보들이 만든 바보 아니라고 우기는 바보가 정말 바보냐

바보 아니라고 우기는, 바보들이 만든 바보가 바라보는 바보들이 정말 바보냐

과연 누가 진짜 바보냐.


에 라 골치 아프다

아무 놈이 바보면 어때 그놈이 다 그놈이지

바보와 천재는 한끝 차이라고

그냥 몽땅 바보하고 말지 뭘

그래 그만 끝.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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