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돋보기

犬毛 - 개털 2007. 3. 2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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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犬毛 趙源善



제 눈이 보배라

참다못해

꼴불견 누구누구처럼 단식 한다 가부좌하고서

흘러내리는 코 받침 손질하는 돋보기부대 검열

일단

모든 돋보기를 다 집결시켜 줄 세운다.


코 삐뚤어진 제1번 돋보기를 쓰고 거울을 한번 본 다음 제2번 돋보기를 고치고는

제1번 돋보기를 벗어놓고

고친 제2번 돋보기를 쓰고 거울을 한번 본 다음 제3번 돋보기를 고치고는

제2번 돋보기를 벗어놓고

고친 제3번 돋보기를 쓰고 거울을 한번 본 다음 제4번 돋보기를 고치고는

제3번 돋보기를 벗어놓고

고친 제4번 돋보기를 쓰고 거울을 한번 본 다음 제1번 돋보기를 고치고는

제4번 돋보기를 벗어놓고

고친 제1번 돋보기를 쓰고 거울을 보는데 거기까지 너무너무 기분 상쾌하다.


아 아

이 무슨

빛바랜 저기 속 깊은 곳 언덕아래 쭈글쭈글 주름져 패인 후미진 골짜기

여기저기 폐허의 그늘로 드러난 검버섯 밭이라니

어찌하여 어이하여

여태 그걸 몰랐던고.


슬그머니 돋보기 벗고 거울 밖으로 시적시적 나오니

입맛 씁쓰레하여

가슴 속 휑하니 찬바람 훑어간다.


오늘

돋보기 공연히 고쳤나보다.  

<0703>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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