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南怡섬
犬毛/趙源善
강은 언제나 몸이 무거워 말없이 잔잔하다.
가슴에 일렁이는 물결은 배가 일으켜 벌린 짓
퍼진 엉덩판 같은 뱃속 가을색깔 가득 마치 진열장같이 와글와글
흥얼흥얼 충혈 된 아낙의 사투리 새콤한 아랫녘 얼큰얼큰
쏼라쏼라 크게 껄껄대는 저 친구들 Made in China
쫄래쫄래 눈치 보며 호호거리는 이 아가씨들 Made in Japan
가마솥 아궁이 타닥타닥 피워내는 연기 구수구수
잣나무 타는 청설모 부부 눈 초롱초롱
뛰뛰빵빵 부릉부릉 가족 자전거 정 줄줄줄줄
산책로 후미진 의자마다 청춘들 사랑 끈적끈적
이래저래 낮술 발그레 취한 단풍잎 비틀비틀
그러시면 안돼요 안타까운 마음 노란 손수건 은행잎 나풀나풀
잔디밭 아기들 티 한점 없이 아장아장 보물 찾아 까르르
오동잎 한 잎 두 잎 날아 구르는 소리 서걱서걱
산비둘기 한 쌍 나란히 구구-구구-
장군將軍의 용맹은 물 따라 도도히 흐르고.
그저 무언가에 끌려 종종 찾는 쥐똥만한 섬 - 일곱 번째 온 - 이곳
폭 익은 가을의 단맛 보려던 오늘
저기 삭정이 사이 강 건너 산등성너머로 슬쩍 기울어 가라앉는 해
울컥
가냘픈 아내 손 애처롭게 하더니
휘 잉
강바람이 소슬하다.
<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