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챙이
犬毛/趙源善
날 보고 바보라고요?
동해바다 쪽 빛깔처럼 해맑은 눈망울
장미 꽃잎처럼 파닥이는 올망졸망한 입술
꾀꼬리 노래처럼 까르르 웃는 얼굴
고사리 새순처럼 나풀거리는 조물조물한 열손가락이랑
강아지 꽁지처럼 살래살래 흔드는 하얀 마음까지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리는 아이들 냄새에 폭 파묻혀 살지요.
‘잘한다! 참 잘한다! 예쁘다! 참 예쁘다!’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이것도 좋은데 아 그것도 좋구나!’
그런데 그게 그래요
누구에게나 다 똑같이 가르치라 하시더니 이젠 쥐어박지도 말라하시고
저라고 별 뾰족한 수가 있나요?
들었다 놓았다 던지고 받고 여기서 와글와글 저기서 버글버글
개굴개굴 또 개굴개굴 또 개굴개굴
아 어쩌라고요?
아이들 모두가 공동 일등입니다요
후하게 쳐서 에누리 없이
딱 50점짜리.
그냥 막 놓아 길러지는
울지도 못하는 올챙이들만 불쌍하지요
딱한 일이에요
허 허 허.
날 보고 무능하다고요?
<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