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犬毛/ 趙源善
앗다 신문 보다말고 손등에 가시가 들었는지 몹시 따끔따끔
만져보면 아픈데 까뒤집고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아무것도 안 보여요
돋보기안경 다리나사가 헐거워 어찌 좀 죄어보려는데 더듬더듬
딴 돋보기를 주워 쓰고도 또 드라이버 잡은 손끝이 무뎌 찔끔찔끔 진땀이 나요
답답하기는 아침부터 이거 왜 이러나
기껏 출근하여 슬리퍼로 갈아 신고 보니 아뿔싸 양말이 제각각
어스름할 때 검정 한 짝 짙은 회색 한 짝씩 좋다 꿰고 나왔나보다
으아 악
오줌 누다보니 팬티까지 뒤집혀 있어 이걸 어째 오늘 헬스클럽 가는 날인데
아이구야
“혼자서도 잘 해요”가 망했다 망했어!
자 침착하게 차근차근 한가지 씩 해치워야해
운전석 지도책 꼽은 언저리에 비상용으로 한 켤레 있었지 아마
아 이거 참
근데 자동차 키는 또 어디로 갔단 말인가
아 아
어찌 이런 일이.
화장실에서 맨발과 알궁둥이로 히쭉 웃으며
곰곰 생각했다
버틸 수 있는 한
그래도
끝까지 견뎌야 한다고.
<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