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버티기

犬毛 - 개털 2006. 8. 2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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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기

犬毛/ 趙源善



앗다 신문 보다말고 손등에 가시가 들었는지 몹시 따끔따끔

만져보면 아픈데 까뒤집고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아무것도 안 보여요

돋보기안경 다리나사가 헐거워 어찌 좀 죄어보려는데 더듬더듬

딴 돋보기를 주워 쓰고도 또 드라이버 잡은 손끝이 무뎌 찔끔찔끔 진땀이 나요

답답하기는 아침부터 이거 왜 이러나

기껏 출근하여 슬리퍼로 갈아 신고 보니 아뿔싸 양말이 제각각

어스름할 때 검정 한 짝 짙은 회색 한 짝씩 좋다 꿰고 나왔나보다

으아 악

오줌 누다보니 팬티까지 뒤집혀 있어 이걸 어째 오늘 헬스클럽 가는 날인데

아이구야

“혼자서도 잘 해요”가 망했다 망했어!

자 침착하게 차근차근 한가지 씩 해치워야해

운전석 지도책 꼽은 언저리에 비상용으로 한 켤레 있었지 아마 

아 이거 참

근데 자동차 키는 또 어디로 갔단 말인가

아 아

어찌 이런 일이.


화장실에서 맨발과 알궁둥이로 히쭉 웃으며

곰곰 생각했다

버틸 수 있는 한

그래도

끝까지 견뎌야 한다고.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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