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말소

犬毛 - 개털 2005. 12. 2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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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소抹消

犬毛/趙源善



찝찔한 세상

이미 코는 베어진지 오래

이제는 짓무른 눈 껌벅거리기조차 겁나 바깥바람 쏘이기 두려워도

목구멍에 풀칠하느라 잰 걸음 눈치껏 다람쥐외출 했더니

참말로 징 하다

가는 날이 딱 장날

짧은 축복祝福에 실실 웃다가 그만

너무 길어진 하늘의 저주咀呪에 덥석 걸려들어

입 찢겨져 허우적허우적 깔려버렸다

적막寂寞이 괴괴怪怪하게 온기溫氣를 삼키면

무너져 내린 의식意識의 구멍으로 마치 치루痔漏처럼

허연 나의 골수骨髓가 졸졸졸 

밤새도록

내린다. 


어느 끝에선가 날카로운 쾌감快感 한 조각 몸 구석구석으로 엉금엉금 번져나간다

점점 흐려지고

점점 가물거리고

점점 졸리다가

한순간에 좌 -악 !

나의 모든 게 지워졌다.


하얗게.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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