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소抹消
犬毛/趙源善
찝찔한 세상
이미 코는 베어진지 오래
이제는 짓무른 눈 껌벅거리기조차 겁나 바깥바람 쏘이기 두려워도
목구멍에 풀칠하느라 잰 걸음 눈치껏 다람쥐외출 했더니
참말로 징 하다
가는 날이 딱 장날
짧은 축복祝福에 실실 웃다가 그만
너무 길어진 하늘의 저주咀呪에 덥석 걸려들어
입 찢겨져 허우적허우적 깔려버렸다
적막寂寞이 괴괴怪怪하게 온기溫氣를 삼키면
무너져 내린 의식意識의 구멍으로 마치 치루痔漏처럼
허연 나의 골수骨髓가 졸졸졸
밤새도록
내린다.
어느 끝에선가 날카로운 쾌감快感 한 조각 몸 구석구석으로 엉금엉금 번져나간다
점점 흐려지고
점점 가물거리고
점점 졸리다가
한순간에 좌 -악 !
나의 모든 게 지워졌다.
하얗게.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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