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산難産
犬毛/趙源善
누렇게
저기
바람피운 무수한 벼 알갱이
만추晩秋의 애 꿈틀꿈틀 뱃속이 게슴츠레하다.
흥부네 애물덩이들 올망졸망
파란하늘 쑥 개떡 구름보고 손가락 쪽쪽 빠는 데
기름 잘잘 희디 흰 햅쌀은 심통형님 몫이라
쭉정이만
빈 가마솥에 둥실둥실
막내 놈
말라비틀어진 젖꼭지 앙 씹지 마라 제발
이젠 더 이상
멀건 뜨물조차 없다.
놀부네
서슬 퍼런 기왓장 들먹들먹
양반 족보族譜 한줄 베껴 무슨 개나발 참봉參奉어른
행여나 냄새라도 샐까 아까워 대문빗장 지르고
메 내려치는 떡 잔치판 들병이 가랑지처럼 흐드러져
통돼지 멱따는 굵직한 소리
온 동네 하늘이 질펀하니 찢어진다.
눈알 벌겋게 뒤집고 진통陣痛하는
올 가을
틀림없이
난산難産이다.
<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