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난산難産

犬毛 - 개털 2005. 10. 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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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산難産     

犬毛/趙源善

 

 

누렇게 

저기

바람피운 무수한 벼 알갱이

만추晩秋의 애 꿈틀꿈틀 뱃속이 게슴츠레하다.


흥부네 애물덩이들 올망졸망

파란하늘 쑥 개떡 구름보고 손가락 쪽쪽 빠는 데

기름 잘잘 희디 흰 햅쌀은 심통형님 몫이라

쭉정이만

빈 가마솥에 둥실둥실

막내 놈

말라비틀어진 젖꼭지 앙 씹지 마라 제발

이젠 더 이상

멀건 뜨물조차 없다.


놀부네

서슬 퍼런 기왓장 들먹들먹

양반 족보族譜 한줄 베껴 무슨 개나발 참봉參奉어른

행여나 냄새라도 샐까 아까워 대문빗장 지르고

메 내려치는 떡 잔치판 들병이 가랑지처럼 흐드러져

통돼지 멱따는 굵직한 소리

온 동네 하늘이 질펀하니 찢어진다.


눈알 벌겋게 뒤집고 진통陣痛하는

올 가을

틀림없이

난산難産이다.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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