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犬毛/趙源善
씨앗은 반드시 꽃을 피우고
꽃은 무슨 꽃이든
모두 다
아름답다.
거짓의 꽃도 꽃이라 아름답다
거짓이 아니게 보이려 또 거짓하면
거짓의 꽃잎이 자꾸 돋아나
거짓을 둘러싸는 꽃잎들은
거짓인데도
진실보다 더 겹겹이 아름답다.
네 거짓의 꽃
네가 싹 틔워 네 입으로 물 먹여 네가 피우는 꽃
또아리 틀고 굳어져
썩은 내 풍기기 전에
몽우리를 처음부터 잘라버려라.
네 진실의 꽃
누구에게 보이려 아니해도 돼
덜 아름다워 보일지라도
하늘과 땅과 바다가 품어
가슴속 깊이
참 향기를 주리니
몽우리를 고이고이 키워라.
씨앗 한 알 속엔
꽃 두 송이
숨어있다.<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