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九月의 쪽방

犬毛 - 개털 2005. 9. 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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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月의 쪽방  <犬毛/趙源善>



눈물이 바짝 말라 이제는 동자瞳子마저 쭈그러지니

이따금 벌렁거리던 심장心臟도 시름시름 피를 말리고

쿨럭쿨럭 숨소리 스러져 배창자 온기溫氣까지 빼앗아간다.


라면 한 가닥 길게 들러붙은 냄비뚜껑이

꽁초 겨우 두 모금에 - 가래 끓는 재떨이로 변해

뒤집혀 구겨진 신문이 광복절光復節 노래할 때

쉰내 나는 발아래서

뒹굴뒹굴 춤춘다.


눈 뜬 잠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찢긴 사방연속무늬벽지가 야속하여

새우처럼 웅크린

이층 맨 끄트머리 쪽방은

살 한점 없이 멍만 그득한

때 묻은

한 엉덩이를 업었다.


이 가을하늘

배고픔이 잠자리되어

새파랗게

날아

다닌다.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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