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月의 쪽방 <犬毛/趙源善>
눈물이 바짝 말라 이제는 동자瞳子마저 쭈그러지니
이따금 벌렁거리던 심장心臟도 시름시름 피를 말리고
쿨럭쿨럭 숨소리 스러져 배창자 온기溫氣까지 빼앗아간다.
라면 한 가닥 길게 들러붙은 냄비뚜껑이
꽁초 겨우 두 모금에 - 가래 끓는 재떨이로 변해
뒤집혀 구겨진 신문이 광복절光復節 노래할 때
쉰내 나는 발아래서
뒹굴뒹굴 춤춘다.
눈 뜬 잠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찢긴 사방연속무늬벽지가 야속하여
새우처럼 웅크린
이층 맨 끄트머리 쪽방은
살 한점 없이 멍만 그득한
때 묻은
한 엉덩이를 업었다.
이 가을하늘
배고픔이 잠자리되어
새파랗게
날아
다닌다.
(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