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밤 제주의 밤 견모 조원선 제주시골은 밤의 골이 깊다 저녁먹자마자 온동네가 잠든다 한 잠 자고나도 밤 두 잠 자고나도 밤 세 잠 자고나도 밤 네 잠 자고나도 밤 사각사각 나는 긴 밤을 씹는 누에가 되었다가 새까만 하늘에 홀로 둥실 떠서 새하얀 실을 자아 고치속에 누웠다 꼬물 꼬물 코ㅡ잔다 (220107) 시 ㅡ 2022년부터 2022.01.07
깜박깜박 깜박깜박 견모 조원선 택배발송 마감시간이 임박해서야 친구가 주소를 알려줘서 내일 보낼까 하다가 급히 옮겨적고 재빨리 읍내로 차몰고 출발. 5분쯤 달리다가 앗, 주소적은 메모지를 안 가져왔다. 급히 차를 돌리는 데. 아내 왈 "문자로 주소 받았으면 핸드폰에 남아있잖아?" 앗, 그렇다. 다시 차를 돌렸다. 5분전에 도착해서 택배접수 성공. 근래 이런 일이 아주 잦다. 내 머리의 생각이 짧아진 건가 느려진 건가 무뎌진 건가 아니면 아예 사라진 건가. 칠십도 안되어 왜 이럴까? 옆에 아내가 없으면 일이 안되고 내가 불안하다. 아, 이거 참! (220106) 시 ㅡ 2022년부터 2022.01.06
싸움 싸움 견모 조원선 때려 눕혔다고? 자근자근 밟았다고? 네가 이겼다고? 그리 좋으냐? 오늘만이지ㅡ 계속 이길 수는 없어 곧 뒤집어지는 거야 뜬구름 알지? 내일은 죽도록 맞는단다 네 무덤 네가 판 거야ㅡ (220106) 시 ㅡ 2022년부터 2022.01.06
돼지귀에 욕하기 돼지귀에 욕하기 견모 조원선 그 표정 보아하니 내 얘기하는 거야? 전혀 안 들리네 뭐 난 귀 막았잖아 꿀꿀꿀 (220105) 시 ㅡ 2022년부터 2022.01.05
천국계단 통과증 천국계단 통과증 견모 조원선 1차접종증으로 한 칸 2차접종증으로 한 칸 3차접종증으로 한 칸 ㆍㆍㆍㆍㆍ 오르고 또 오르면 결국에는ㅡ (220105) 시 ㅡ 2022년부터 2022.01.05
외손자 청문회 외손자 청문회 견모 조원선 할아버지는 누가 제일 좋아? ㅡ 할머니! 누가 제일 싫어? ㅡ 할머니! 누가 제일 예뻐? ㅡ 할머니! 누가 제일 미워? ㅡ 할머니! 할머니가 무서워? 예순아홉살 먹어봐라! (210104) 시 ㅡ 2022년부터 2022.01.04
육십아홉살의인생응용수학 육십아홉살의인생응용수학 견모 조원선 이천이십이년일월삼일오전열한시오십구분오십구초에 인생선분AB후반에위치한점P를인생곡선원O위로옮겨 시작과끝이존재하지않고계속쳇바퀴를돌게끔만들었다 이제부터내게는오로지지금이시간현재만반복될것이다 (220103) 시 ㅡ 2022년부터 2022.01.03
이러면 안되는데 이러면 안되는데 견모 조원선 나 이제 예순아홉이다. 막걸리 1병에 맛이 간다. 그저 분통터져서 씩씩거릴 뿐이다. 이 난국에 내가 나서서 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진짜 개털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나야 비실비실 곧 죽으면 그만이라지만 내나라의 앞날이 심히 걱정스럽다. 통재로다! (220102) 시 ㅡ 2022년부터 2022.01.02
새가 비웃는 소리 새가 비웃는 소리 견모 조원선 삐요이요 삐요이요이요 삐요이요이요이요 삐요이요이요이요이요? ㅡ통역ㅡ 저 인간들은 어쩌자고 날이면 날마다 싸움질만 하는 걸까? (220102) 시 ㅡ 2022년부터 2022.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