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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꽃 보고 우는 해

犬毛 - 개털 2005. 6. 30. 20:05
꽃 보고 우는 해<犬毛/조원선>


칠 벗겨진
공원 긴 의자에
도란도란 두 송이 꽃.

먼 길 길게 걸어온 티눈 잡힌 발
돌 밭 고르느라 마디마디 부르튼 손
모진 비바람 속 찢기고 해어진 앙상한 가슴
지는 해 바라보는 뉘엿뉘엿 시들은 얼굴.

내뱉은 숨만큼 검버섯 열고
들이쉰 숨만큼 잔주름 파여
맥박 뛴 만큼 피고름 흘렸으니
이제는
하품하거나
기지개켤 기운도 없이
향기마저 육포처럼 말라비틀어져
벌 나비커녕
개미도 진딧물도 외면하는
파뿌리.

나란히 꼬부라져 핀
희디 흰
저 꽃 두 송이
씨 손자 놈 오늘도 보고파
그렁그렁 서글픈 눈물.

지던 해가
그만
빨갛게 운다.(0506)

출처 : 꽃 보고 우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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