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모 조원선
1년여만에 제주섬 동부 성산 시골구석에 사는 놈이 서부 애월해안에 드라이브 갔다가 눈 뒤집어졌다. 줄줄이 지어진 집이랑 새로 짓는 집이랑 먹는 집 아니면 다 자는 집이다. 하기사 뭍의 구경꾼은 섬으로 보고 먹고 자러 오는 거라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
나는 동부 시골 귤밭 돌담마을에 사는 제주섬 촌놈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제일의 놀고먹고자는(?) 천국인 줄은 잘 알지만 드디어 제주도마저 그리되어가다니. 허나 동쪽 나사는 산동네 난산은 아직도 신선이 노는 시골이다. 우리동네는 짜장면집도 없고 음식배달도 전혀 안 된다. 난 우리동네가 눈빠지게 좋다. 귀는 이미 잘 안들리지만 변화한 애월의 모습은 아주 보기 민망하다. 어쨌거나 나도 놀고먹고자는 천국 대한민국의 제주도민인 것은 사실이다.
(2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