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찔레귀신

犬毛 - 개털 2020. 11. 16. 11:19


찔레귀신
견모 조원선

쉬흔일곱에 태어나
쉬흔아홉에 한 귀 잡아먹고
예순에 벌거벗고 섬에 처박혀
예순하나에 찔레속곳 입고
예순둘에 찔레양말 신고
예순셋에 찔레바지 꿰고
예순넷에 찔레저고리 걸치고
예순다섯에 찔레목도리 두르고
예순여섯에 찔레입마개 하고
예순일곱에 찔레모자 쓰고
이제부터
새빨간 몸뚱이에 피울 새하얀 찔레꽃 생각한다

니들
찔레가시 맛 아니?
찔레꽃 향기 아니?
(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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