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라면

犬毛 - 개털 2020. 8. 31. 09:18

라면
犬毛 趙源善

불쑥 서러워지는 때가 있지
곁에 아무도 남아주지 않는 시간
대낮같이 캄캄한 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하는 원망을 펄펄 끓여
지나온 발걸음을 맞잡아 젓가락질하면
숫한 내 그림자들이 녹아난 벌건 국물
살아 꼬물거리는 면발 위에 서린 추억 안개
왈칵 스며나는 매운 눈물
이리하여 나는
한 발짝 더 외로움의 품에 다가서게 된다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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