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사고치다

犬毛 - 개털 2020. 5. 17. 08:30

 

 

 

 

 

 

 

 

사고치다

견모 조원선

 

5월은 내게 일의 달이다. 중노동이 폭주한다. 어제 오후 2층 데크 난간에 칠하느라 떼놓았던 보호대 조립하다가 삐끗 ㅡ 으악 ㅡ 털썩했다. 허리지지대도 하고 있었는데.

아내 왈

"뭘 하면 눈이 뒤집혀서 끝장을 보고야마는 지랄같은 성질하고는. 조금씩 적당히 놀며하라는데 말 지겹겨 안 듣고. 에유! 이 웬수!"

삼십여평 데크 칠작업 사분의 일 겨우 했는데.

난간칠작업이 구부리고 쪼그리고 참 힘든 자세라 골치 아프다. 아내는 내가 바닥칠만 시키니까 쓱싹쓱싹 쉬운 줄 알지만.

에라 모르겠다. 며칠 자빠져서 푹 쉬자.

아내 혼자 지금 둥이랑 아침산책 나갔다. 전화기 가져가고 숲길말고 들길 큰길로만 짧은 코스로 다녀오라고 신신당부했다.

아! 아무튼 개털나라 정원에 꽃들은 참 예쁘다.

길게 자빠졌더니 얼굴과 몸이 찌푸드름 다 퉁퉁 부었다. 큭.

(20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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