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년)

의식불명

犬毛 - 개털 2019. 4. 11. 14:30

 

의식불명

견모 조원선

 

보여도 안 본다 아니, 못 본다

눈 뜬 장님이다.

 

들려도 안 듣는다 아니, 못 듣는다

귀 열린 귀머거리다.

 

냄새나도 안 맡는다 아니, 못 맡는다

코 뚫린 코맹맹이다.

 

맛을 안 느낀다 아니, 못 느낀다

혀마저 빳빳이 말랐다.

 

생각을 안 한다 아니, 못 한다

뇌까지 죽었다.

 

새빨간 하늘아래 길게 누웠다

아 아.

(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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