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백
犬毛 趙源善
꽤 미인이었을 것 같은 얼굴이 지하철 핸드백 속에서 졸고 있다.
흔히
카드전표나 관리비고지서나 청첩장이나 할인전단지나
껌 반 조각과 진통제 몇 알과 박카스 한 병과
만 원짜리 지폐 몇 장이랑 모나미 볼펜 한 자루랑
간장냄새와 자반고등어냄새와 마늘냄새와 청국장냄새와
육군병장 사진 한 장
욕심껏
주름살조각이라든가 돼지태반환약이라든가
혹시나
친정엄마 드실 골다공증 영양제 한 병
어쩌면
알량한 백수남편의 조루퇴치를 위한 비아그라까지.
그녀의 뒤엉킨 비밀은 핸드백 속에서 무한히 영원하다
누구도 그녀의 아름다운 잠을 깨우지 못 하리라
결코 궁금해 하지도 말아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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