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년 6월-12월)

핸드백

犬毛 - 개털 2010. 7. 9. 16:30

핸드백

犬毛 趙源善

 

 

꽤 미인이었을 것 같은 얼굴이 지하철 핸드백 속에서 졸고 있다.

 

흔히

카드전표나 관리비고지서나 청첩장이나 할인전단지나

껌 반 조각과 진통제 몇 알과 박카스 한 병과

만 원짜리 지폐 몇 장이랑 모나미 볼펜 한 자루랑

간장냄새와 자반고등어냄새와 마늘냄새와 청국장냄새와

육군병장 사진 한 장

욕심껏

주름살조각이라든가 돼지태반환약이라든가

혹시나

친정엄마 드실 골다공증 영양제 한 병

어쩌면

알량한 백수남편의 조루퇴치를 위한 비아그라까지.

 

그녀의 뒤엉킨 비밀은 핸드백 속에서 무한히 영원하다

누구도 그녀의 아름다운 잠을 깨우지 못 하리라

결코 궁금해 하지도 말아야하고.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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