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2년)

오리

犬毛 - 개털 2012. 10. 15. 08:17

오리

犬毛 趙源善

 

 

양지쪽 모래밭에서 졸다가 못으로 풍덩

물 위를 사르르 미끄러지는 동작은 진짜 날렵한 예술

능숙한 물구나무서기로 뭘 잡아먹는 지는 오리무중

뾰족한 궁둥이 끝에서는 오리나무 긴 그림자가 흔들흔들 춤추고

온종일 헤엄쳐도 십리를 못 넘기는 팔자

언제나 구이꼬치처럼 뱅글뱅글 돌기만 하지

날마다 그렇게 보여도 결코 노는 게 아니라는 진실

아장아장 오리발 두 개 내밀려고 평생을 살찌우는 얄궂은 운명.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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