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년 6월-12월)

왕과 나

犬毛 - 개털 2010. 6. 27. 18:05

왕과 나

犬毛 趙源善



왕의 이름이 석자다. - 나도 이름이 석자다.

왕이 밥을 먹는다. - 나도 밥을 먹는다.

왕이 물을 마신다. - 나도 물을 마신다.

왕이 술에 취한다. - 나도 술에 취한다.

왕이 웃는다. - 나도 웃는다.

왕이 오줌을 싼다. - 나도 오줌을 싼다.

왕이 매를 맞는다. - 나도 매를 맞는다.

왕이 피를 흘린다. - 나도 피를 흘린다.

왕이 운다. - 나도 운다.

왕이 망한다. - 나도 망한다.

왕의 힘은 깔고 앉은 방석에서 나온다. - 나의 힘은 살아있는 심장에서 솟아나온다.

왕은 손가락질을 많이 당한다. - 나는 손가락질을 많이 한다.

왕은 나를 함부로 욕하지 못 한다. - 나는 왕을 실컷 욕 한다.

왕은 외롭다. - 나는 외롭지 않다.

왕은 슬프다, - 나는 슬프지 않다.

왕은 무척 바쁘다. - 나는 전혀 안 바쁘다.

왕은 금방 반드시 물러난다. - 나는 영원히 물러나지 않는다.

왕은 나를 모른다. - 나는 왕을 잘 안다.

왕은 사람이다. - 나도 사람이다.

왕은 죽는다. - 나도 죽는다.

왕이 좋을까? - 내가 좋을까?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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