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犬毛 趙源善
해마다
이때만 되면
포근한 뱃속 깊이 숨어 잠자던 씨앗들
살 뜯어 피 빨아먹고 꿈틀꿈틀
아메바처럼 비죽비죽 쑤시고 나와
여기저기서 소곤소곤 방긋방긋
순식간 왁자지껄하더니만
펑 펑 천지사방에 무지개폭죽 터트리며
오만가지색 불꽃놀이로
하나 뿐인 제 어미 인정사정없이 정말 예쁘게 몸단장 시킨다
그저 홱 돌아 미쳐 날뛰는 헛짓거리가 아니야
참으로 신통한 효도더라
하늘도 못 말리는 게
바로
봄이야
내 새끼도 그랬으면 좋으련만.
<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