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투명인간

犬毛 - 개털 2008. 7. 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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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犬毛 趙源善



나만 쏙 빼고 모든 사람들이 옷을 입었다

나는 가리려고 입었는데 훤히 들여다보여서

나만 벌거벗었다

나는 눈동자가 새까맣다

나만 혼자 빙어처럼 하얀 몸을 비틀비틀

나는 벌겋게 초고추장에 머리를 감고

나만 산채로 오도독 오도독 짓 씹히는 기분

나는 내장이 전혀 없는데

나만 남의 컴컴한 목구멍 속을 기웃거리며 헤맨다

나는 신물에 흐물흐물 녹아져간다

나만 적나라하게 심심한 국물이다

나는 여름에도 오슬오슬 춥다

나만 한심하다.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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