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수컷

犬毛 - 개털 2008. 6. 24.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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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犬毛 趙源善



나는 이름만으로 끝이 보여

그러니 누가 가장 오래 사나는 내 알 바 아니야

나는 명줄 내려놓기 직전까지 왱왱 날개지랄 쳐야하니까 정말 바빠

거기다 내 대가리는 너무나 작아 뭘 생각하여 갈무리할 빈 자리가 없어

아무튼 지금 여기 이 시간 내가 살아서 날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해

곱디고운 이슬비 살랑거리는 솔바람도 내게는 무서운 폭풍우요

나부끼는 촛불조차 순식간 나를 태워버리는 엄청 흉악한 불기둥이지

수천마리 떼로 몰려 우왕좌왕 단 일초라도 더 살려 바동바동 안간힘 써봤자

짧은 일생 연애질 딱 한번에 홀까닥 죽어야하는

참으로 불쌍한 나

하루살이

수컷.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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