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대비對備 작전作戰 제200805호
犬毛 趙源善
독백:
곗돈 내가 내주면서도 왕비님들 수다 난리 고집의 포격 못 말리는 상황
동양으론 성이 안 차 서양까지 상륙하여 넘보려는 대담한 여인네들
아마조네스!
애초 쉽게 한번 비행기길 문 열어 준 게 큰 실책이었으니 이제 어쩔 수 없지
벙어리 냉가슴 앓는 척 하고 나도 나름대로 사는 방법을 물색해야지.
절대명령:
1. 국은 소량을 데워먹고 들통 째로 하루 한 번 씩 되 끓여 놓을 것
2. 라면으로 끼니 때우지 말 것
3. 중국요리 시켜먹지 말 것
4. 늦게 귀가하여 막내(개)에게 스트레스 주지 말 것
5. 친구나 동료를 집에 끌어들여 음주가무하지 말 것
6. 만들어 놓은 모든 반찬은 필히 소비할 것
7. 가스-전기-개밥-문단속 완벽 확인 후 외출 할 것
8. 청구서 등등 버리지 말고 한군데 몽땅 잘 모아 놓을 것
9. 일체 모든 걱정 비끄러매고 있을 때보다 더욱 성실히 할 것.
작전:
1. 무조건 “오케이”로 시원(?)하게 답할 것
2. 일단 먼저 소량의 거마비(?)를 상납할 것
3. 이것저것 여행에 관계되는 물건들을 꼼꼼히(?) 잘 챙겨줄 것
4. 일정을 확실히 파악(?)해 놓을 것
5. 떠나기 직전까지 약간 섭섭한 듯한 아주 묘한 표정(?)을 계속 유지할 것.
진행:
한두 번 당하는 일도 아니고 이번에는 내 기어이 새처럼 훨훨 날리라하여
바로 다음날 아침 기고만장 닥치는 대로 사발통문전화질 끝에
초저녁부터 기세 등등 부어라 마셔라 무려 3차까지 날뛰다 결국 널브러져
애고 애고 통재라 비실비실 벌써 나흘이 술 골병으로 그냥 지나버려
눈 게슴츠레 혀 깔깔 속 부글부글 얼굴 푸석푸석 온몸 나른한 데다 설사까지 줄줄
뭘 먹어도 아무런 맛 모르고 뒤탈 때문에 먹기도 겁나
주린 배 움켜쥐고 웬 놈의 밤은 또 이리도 긴 거여
아이구야 여보
제발
날 살려줘.
반성:
1. 그저 아내 하라는 대로 하는 게 속 편하다 - 그게 진리다
2. 날 잡아서 허리 띠 콱 풀고 들입다 마시면 반드시 큰 일 나게 마련이다
3. 남은 엿새 동안일랑 어떻게든 몸을 살살 추슬러서 회복시켜야한다
4. 안 그런 척 반찬도 국도 맛나게 다 잘 먹었노라 해야 한다
5. 혹시 정 마시고 싶으면 혼자 집에서 반주나 딱 한잔 한다
6. 연전연패連戰連敗, 나 진짜 왜 이럴까?
<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