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리 판 우문우답愚問愚答
犬毛 趙源善
살다보면
다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떨이든 바가지든 물건 좋으면 그만이잖아
자기목숨 상표를 걸고 소신所信껏 솔직히 장사하셔야지
먹고 살만하신 분들이 뭘 그러시나
“비싸요 - 가짜 같아요 - 상했어요 - 안 살래요”
“글쎄요 - 그럴 리가, 난 잘 몰라요 - 먹을 만은 한데요 - 뭐 좋으실 대로”
사려는 거야 팔려는 거야 배고픈 게 뉘인지 과연 누가 왕王이고 누가 손님인지
어물쩍 설렁설렁 우물우물 대충대충 얼렁뚱땅 스리슬쩍 딱 부러지는 게 없으니.
도대체 누구를 위해 누가 차린 밥상이여?
도대체 이미 뱃속에 든 반찬을 무공해다 아니다 자꾸 따져 어쩌자는 거여?
도대체 홀라당 벗겨 마구 털어 나온 흙먼지는 또 누구 입속으로 들어가는 거여?
도대체 우리가 언제부터 도덕적道德的 위생적으로 이리 깔끔히 법法 따지며 살았지?
도대체 아사리 판 시장市場 어느 구석에 아직 천연기념물 먹거리가 남았단 말이여?
도대체 여태껏 그냥 더러워도 눈감고 잘 참다가 왜 갑자기 북치고 장고치고 난리여?
도대체 똥 묻은 견공犬公은 어디 있고 겨 묻은 개새끼는 어디 있는 거여?
도대체 쥐도 못 잡는 고양이가 뭐 잘났다고 꼴에 앙앙 눈깔 치뜨는 거여?
젯밥에 맘 잔뜩 둔 놈이 도끼눈 뜨고 퍼질러 앉아
굿보고 떡이나 먹자는 까막눈 쇠귀에 경經 중얼중얼 읊어대니
멀쩡한 구경꾼만 복장 터진다
배도 살살 아픈데다 돈도 몇 푼뿐이고
“골라! 골라!”
얼씨구나! 쩝-쩝
껌이나 아귀아귀 씹자
이게 명답明答이다.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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