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犬毛 - 개털 2007. 9.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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犬毛 趙源善



마치 돈 꿔간 놈처럼

내내 굽실굽실 눈치만 슬슬 보더니

나발 한번 멋들어지게 불고

어쩌다 거기 딱 앉는 순간부터

내 언제 그랬냐며

푸줏간 칼 들고 쓱쓱 남의 살 막 베어내더라

하긴 이미 죽은 고기라 피도 눈물도 없지만

그것 참

사주팔자가 사람 잡는다

두고 봐야지

만수무강이 얼마나 가는 가

주둥이 터지고 볼 할퀸 생채기 아물기 전에 또 촐랑 맞을 짓 하는 꼴

그나마 성한 코뼈 부러지고 손모가지 잡아 꺾일까 걱정 된다

작으면 빗방울이 다 튀어나가고

원래 큰 그릇에 물이 많이 괴는 거란다

보아하니 

겨우 한 뼘 밭떼기 양쪽 둑 허물어진

애들 고누판인 걸

놀다 지겨우면 발로 쓱쓱 밟아 지우는 아주 쓰기 쉬운 한 글자

있잖아 왜

그거 진짜 힘든 거야

사지 멀쩡한 놈이

누군가에게 늘 감시당하며 하다못해 똥 누고 뒤치다꺼리까지 받아봐라

결코 해먹을 짓 못 된다니까

빛난다고 으스대 뻐겨봤자 정말 한 없이 외롭고

혼자 고집부리다가 결국 욕이나 실컷 먹지

모두 다

헛되고 

헛되고

헛된 거야.


마법사왕비와 거울공주와 건달왕자와 팔순경비견의 나라

우리 집 왕국

거기

나도

골빈 왕이야.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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