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너머
犬毛 趙源善
가끔은 궁금하다 그들 동태動態가
담 너머 저 편 과연 어떨까 곁눈질 해보면
시궁창 곯아 썩는 구린 냄새 퀴퀴해
꼭 넘어야할 고개인 양 박박 우기던 놈
코 쥐고 살겠지
나야 애당초 돌아서길 백번 잘했어
돈 들여 바늘 깊숙이 찌른 문신 첫 사랑처럼 절대 지워지지 않거든
날건달 으스대는 눈요기 아닌 다음에야
그 꼴로 살면 되나
담 안 넘은 이 편 풀밭 자리 펴고 자빠져 뒹굴뒹굴
키들키들 웃는다.
제 돈 내고 제 넋 팔아 담 넘어 제 발로 빠진 구렁 - 어디 무슨 머드 축제냐
제 활개 치며 늘어서서 난장판 떨이장사나 하고 - 제 좋아 먹고 살려니 별 수 없겠지만
제 잘난 것들 끼리끼리 고래고래 - 바보들의 합창이야
제가끔 분칠하고 안하무인 날뛰며 노는 것들 - 연합이니 협회니 동맹이니 당이니 하면서
제멋에 산다지만 너무들 하잖아
진짜 웃기는 세상
그 담 다 허물어져 그저 발만 슬쩍 들면 넘을 걸
뱁새들 찢어진 가랑이 털들 너덜너덜 매달렸으니.
이 놈아 달다고 사탕 빠는 걸 너무 즐기지 마라 이빨 다 썩는다
입이야 바른 말 씹어 뱉으라 크게 찢어져있지
그저 실실 웃기만 해도 안 되느니
차라리 그냥 꽉 다물고나 있던가.
어때 이 편이 그립지?
<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