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피아대성당
犬毛 趙源善
눈에 성큼 보이지 않아서
실컷 누리면서 자꾸 더 달라 떼를 쓰지
돌은 아무리 단단해도 그런 인간 손끝에서 놀아나고
어쨌든 인간은 신 앞에 참 나약해
맞아 하나님도 신이고 알라도 신이다
인간이 찬란한 돌 위에 하나님을 눕히고 다른 인간이 그 위에 또 알라를 눕히고
천 번을 그린 위에 천 번을 덧칠해도 돌은 여전히 단단하게 그 속에 있지
오로지 신만 저 높은 곳 천정위에 혼자 으뜸으로 누워 주무시는 거야
세계 7대 불가사의도 한 겹 껍데기에 불과한 것
성경도 코란도 흠 잡을 수 없는 똑같은 진리인 바
예수도 마호메트도 둘 다 이 땅에 살았었다는 사실
누가 누구를 위해
누가 누구를 잡아
누가 누구를 죽여
누가 누구를 울리는 것이냐
모두 다 껍데기일 뿐
성소피아대성당의 임자가 누구였나는 중요한 게 아니다.
싸우면 안돼
피 흘리지 말자
돌처럼 그저 말없이 단단하자
지금 이 자리 살아 엎드려 머리 조아리는
내가 제일 복 받는 자라 믿어
세상 모든 이들이여
신의 축복을 감사히 여겨
제발
서로 사랑하시라.
<0707>*
*주해 - 터키 이스탄불 성소피아대성당은 그리스도교 성당이었다가 이슬람교 사원이었다가
지금은 박물관으로 바뀌었습니다. 현재까지 불가사의하게 우뚝 선 찬란 웅장함에 넋을
잃었다가 문득 납치된 우리 동포들이 생각났습니다. 어서 빨리 무사히 귀환하시길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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