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
犬毛 趙源善
자장면이 먹고 싶은데 왜 무조건 짬뽕을 주는지
닭고기가 먹고 싶은데 왜 무조건 개고기를 주는지
막걸리를 마시고 싶은데 왜 무조건 고량주를 주는지
찬물을 마시고 싶은데 왜 무조건 더운물을 주는지
소화제를 먹어야하는데 왜 무조건 해열제를 주는지
간장약을 먹어야하는데 왜 무조건 위장약을 주는지
서울로 가고 싶은데 왜 무조건 부산으로 가라는지
경주로 가고 싶은데 왜 무조건 광주로 가라는지
지하철을 타야하는데 왜 무조건 버스를 타라는지
비행기를 타야하는데 왜 무조건 배를 타라는지
살고 싶은데 왜 무조건 죽으라는지
죽고 싶은데 왜 무조건 살라는지
나보고 어쩌라는 건지 왜 무조건 나를 이렇게 골탕 먹이는지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왜 무조건 아무것도 몰라야하는지
나는 아는 게 왜 무조건 하나도 없는지
나는 왜 무조건 더 이상 알고 싶지도 않은지.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나는 왜 무조건 까맣게 모르는 세상에 모르면서도 그냥 살아야하는지
아무튼 에이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다.
<0705>1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