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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과 속

犬毛 - 개털 2007. 2. 2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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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과 속

犬毛 趙源善



겉만 보아서

속은 알 수 없어요

삶은 선과 악의 싹이 무수히 뒤섞여 막 자라는 밭이야

제 각각 쭈그리고 앉아

이 싹 다듬고 저 싹 다듬으며

쥐뿔도 모르면서 제 맘대로 뽑다가 심다가

하나 둘 잎이 나와 무성히 자라면

제가 잘하는 줄로 알지

기쁜 노래로 기고만장 물 주어가면서

아름다운 햇빛 싱싱한 바람은 다 가져다가

마치 제가 제일인 양

어깨 으스대며 바벨탑 꼭대기에 희망을 펄펄 키우지

그러나 막상

몽우리 열어 꽃 피는 날 되어

온통 검은 꽃으로 물결치는 걸 보게 되면

때는 이미 늦은 것

모래성처럼 와르르 허물어져서

언제나

저지른 만큼 그대로 돌려받게 돼

세상은 악의 뿌리가 아주 튼튼하거든

하얀 꽃은 늘 비실비실 해

뻔한 일이지

사는 게 그렇다니까.


그러니

겉으로 고운 척 미소 지으면서

속으로 욕심의 칼을 갈지 마

항상 너를 바닥에다 깔고

늘 착하게 살라고

알겠지?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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