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恐怖
犬毛 趙源善
아주
시커먼
바로 그놈
우당탕 퉁탕 방망이질 치는 심장과 꼿꼿이 압정처럼 치솟는 머리카락
후들거리는 아랫도리
서늘하게 쭉 등줄기 훑어 내리는 진땀
무섭기로 치면
어렸을 적 문둥이나 상이군인 마주친 만큼.
세상사는 게 다 그래
한번 두려워지기 시작하면 좀처럼 헤어나기 어려워
밤낮없이 그놈에게 짓밟히고 눌리고 깔리게 마련이라
애초부터 그러려니 하고
씩씩하게 배 내미는 거야
발아래 개미를 봐
까짓 것
쨀 테면 째라지 뭐.
다 지나고 보면
내게 씹힌 그놈이 쓴 웃음이더군
허 허 허
눈 딱 감고
배짱으로 버티라고.
<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