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春困
犬毛 趙源善
입춘이 몇 걸음 지났다하더라
이상고온 까닭인가
점심 후 앉은 채 고개를 꺼덕거리다 깜박 여우잠 들어
꿈속에 사우나 간 모양이라
옥이니 숯이니 자수정이니 갖가지 찜방마다 하나같이 문 꼭꼭 잠기어
당기고 두드려도 아무 반응 없이 너무나 조용해
사람하나 없다
텅 빈 공간
어딘가 천정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만 퐁 퐁
땟국 졸졸 흐르는 온탕 혼자 시들시들 미지근하고
거울 깨끗해도 비춰 보이는 눈빛 흐려
반백 넘어 합이 아홉 끗수 살아온 열병 육신의 무게만 줄줄 늘어나
죄지은 배꼽 이렇게 자꾸 자꾸 깊어지니
겹겹이 욕심의 껍질 비곗살로 두터워지고
오싹 전신에서 소름 우수수 떨어지며
아 앗
덜커덕 깨어
텁텁한 입내 몹시 떫다.
이게 다 봄 탓이려니
그러나저러나
불쌍한 내 영혼의 심안은 언제나 훤히 트일까.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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