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꿈
犬毛 趙源善
아내가 성질 났나보다
그것 달달 볶는 냄새로 온 집안을 죽이는 바람에
술꾼 슬그머니 그것과 인연 닿는 숨겨둔 오디주酒 한 모금 적셔본다
뽕이라는 게 이름부터 좀은 웃기지만
뽕밭은 예부터 물레방앗간만큼이나 은근한 얘기 무성하지
그런데
누에라는 징그러운 송충이 놈 신기하게 뽕잎만 먹는다고
먹고 자고 또 먹고 자고 또 먹고 자고 또
사각사각 쿨쿨 또 사각사각 쿨쿨 또 사각사각 쿨쿨 또
그러다 제집이라고 뼈와 살 갈아 하얀 단칸방 고치를 지으면
못된 인간 그걸 뺏어다 껍데기째 고운 실 자아내고는
그도 모자라 번데기까지 이쑤시개로 찔러 잘근잘근 씹으니
산다는 게 어찌 이러할까
그나 나나 한 생명임은 다를 바 없거늘
나비의 꿈은
무참히 내 뱃속에서
활활 날갯짓하며 사라져간다.
<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