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꺾꽂이

犬毛 - 개털 2006. 9. 2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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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꽂이

犬毛/趙源善



꽃이 그렇게 예쁘다고는 하면서

가꿀 줄을 몰라.


애기 때부터 코뚜레 꿰어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쫄래쫄래 소젖 빨았으니

사람으로 클 수가 없었겠지

여기 줄 서라 저기 줄 서라

이건 숟가락으로 뜨고 저건 젓가락으로 집어

단 것만 삼키고 쓴 것은 뱉어야지 여기 생수 마시고

어이구야

예쁜 내 딸년에 장한 내 새끼!

그 끝이 결국 이런 거야

억지 길들인 만년 병아리들만 득시글득시글

길이라곤 외길 밖에 모르고 뻔한 외고집에 꽉 막힌 외곬수라

골 비고 배곯고 속 뒤집혀 하늘 바라보다 지쳐

날마다 지겹도록 시끄러운 게 당연하지

딱하기로 끝이 안 보여

눈 비벼 씻고 아무리 찾아도 꼴 갖춘 사람 없으니

끼리끼리 모여 봤자

방법이 없어.


향기 사라져가는 꽃 시들시들

헛물만 자꾸 주라하니

이미 뿌리 시커멓게 썩어

답답하기가

어디다 어떻게 무어라 뉘에게 어떤 하소연 하리오.


꺾꽂이나 해볼까?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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