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꽂이
犬毛/趙源善
꽃이 그렇게 예쁘다고는 하면서
가꿀 줄을 몰라.
애기 때부터 코뚜레 꿰어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쫄래쫄래 소젖 빨았으니
사람으로 클 수가 없었겠지
여기 줄 서라 저기 줄 서라
이건 숟가락으로 뜨고 저건 젓가락으로 집어
단 것만 삼키고 쓴 것은 뱉어야지 여기 생수 마시고
어이구야
예쁜 내 딸년에 장한 내 새끼!
그 끝이 결국 이런 거야
억지 길들인 만년 병아리들만 득시글득시글
길이라곤 외길 밖에 모르고 뻔한 외고집에 꽉 막힌 외곬수라
골 비고 배곯고 속 뒤집혀 하늘 바라보다 지쳐
날마다 지겹도록 시끄러운 게 당연하지
딱하기로 끝이 안 보여
눈 비벼 씻고 아무리 찾아도 꼴 갖춘 사람 없으니
끼리끼리 모여 봤자
방법이 없어.
향기 사라져가는 꽃 시들시들
헛물만 자꾸 주라하니
이미 뿌리 시커멓게 썩어
답답하기가
어디다 어떻게 무어라 뉘에게 어떤 하소연 하리오.
꺾꽂이나 해볼까?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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