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체험飢餓體驗
犬毛/趙源善
아기는 결코 손을 흔드는 게 아니다 단말마의 경련이다
죽는 게 뭔지 모르면서 차라리 죽여 달라는 마지막 소원이다
땟국 끼인 포도 알 만한 눈이 너무도 그윽하고 처량하고 슬프게 아름다워서
말랐던 양심의 샘이 목구멍 치 받고 꺼이꺼이 솟아오르더니 이내
기름진 뱃살 송곳으로 찔러 그 손톱 저미는 아픔이 온몸에 소름으로 번져간다
아 아 삶을 뼈째로 갈아 마셔야하는 저 자지러지는 검은 인생이여
말라 비틀어져야하는 건 우리네가 누리는 제 모르는 행복이다
내 오십 평생의 설움 몽땅 다 저울질해도 너무나 부끄러워
비할 수도 없는 그 무게
오늘하루 세끼 일부러 굶어 생색내려는 이놈
아 아
난 사람도 아니다
짐승이지.
<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