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犬毛/趙源善
씨 하나가
싹 터서
잎 돋우고
꽃 피워
열매 맺더라.
시작은 늘 다 보잘 것 없는 법
흔들리고 꺾이고 찔리고 긁히고 밟히고 먹히며 울면서 뜻을 세우고
갈고 닦아 다스려 참고 견뎌 웃으면서 의로 버티면
그 끝은 무언가 묵직하고 실한 거둠이 있으리니
씨 심는 자나 물주는 자나 풀 뽑는 자나 알곡 거두는 자나
제각각 하는 일에 애를 써서
스무고개 나눠넘듯
낮은 데 놀면 늘 질퍽거려야하고
높은 데 놀면 늘 흔들거려야하지.
단 한 장의 그림을 짜 맞추는
다 다른 수십억조각 퍼즐중의
단 한 개임을 만족하면서.
<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