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벽放浪癖
犬毛/趙源善
네 바퀴를 채찍질하니
쏜살같이
세월歲月처럼
하늘이 내게 구름을 들이 붓는다
이 땅을 딛고
그 내음을 얼굴에 발라 가슴깊이 들이마시며
모래 한 알 바위 한 덩이 나무 한 그루 물 한 굽이에 미쳐
금수강산錦繡江山 방방곡곡坊坊曲曲 헤매는 병病
나는 바람쟁이다
흰 말띠면서 말 한 마리 더 들은 쌍마운세雙馬運勢라니
그저 틈만 보이면
허우적허우적
동서東西에 번쩍번쩍
남북南北에 들락날락
달리다 멈춰
자리 펴면 거기가 내 집이라
넋 놓고 산수山水 바라보다가
절경絶景에 취해 울고
벗의 정情에 흥겨워
한 잔 술에 질펀하니
노래 부른다.
아 아
나는 초원을 누비는
한 마리 야생마野生馬
오늘도 제멋대로
갈기 휘날려 바람 가른다.
<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