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犬毛/趙源善
오늘
나
마음이 무거운 가 아니면 몸이 비뚤은 가
기우뚱
늘 하는 외줄타기 참으로 불안해
저 아래 구경꾼 눈빛
측은惻隱으로 얼 빠져 한눈도 못 파는 데
비틀 한번에 오른손 부채 펴서 바람 잡으면
등골이 오싹
아 앗
부끄러워 얼굴 슬쩍 가리는 듯
꼬아 잡은 발가락에 힘이 들어가고
어깨 짓 펄쩍 뛰어 올랐다 사타구니로 튕겨 날아 사뿐히 서는 순간
펴진 왼손바닥 속 땀이 송송
그렇게
똥줄이 탄다.
줄 끝에 매달려 대롱거리는 저 고소苦笑들
누가 소금 뿌렸는지
입술 끝이 짭짜름하다
머리는 좀 어지럽지만
아무튼
해지는 게 가물가물이라도 보이니
오늘 곡예曲藝
그럭저럭 끝났나 보다
휴-우.
<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