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공포증
犬毛/趙源善
온몸을 배배 꼬아가며 죽어라 참다가
진땀 쫙 흘리며
똥 싸본 사람이
그
엄청난
맛을 알듯이.
언젠가
제주도 가는 한 시간이 지옥이었다는 걸
한번 죽어 속옷이 푹 젖었다는 사실
니들이
고소공포증高所恐怖症을 알아?
결사코 배만 타던 이놈이
나이 먹으면 이도저도 다 못한다며
사랑 앞세워 중얼중얼
도끼눈에 곡괭이 꼬나들고 조르는 아내 앞에
두 손 두 발 두 이齒(?) 다 들었지.
으 아 내일 떠나
으 아 가는데 만 네 시간이라니
으 아 미칠 노릇
으 아 난 원수 같은 그놈의 사랑 때문에
으 아 가며오며
으 아 여덟 번씩이나 죽어야 하네.
<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