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마리 <犬毛/趙源善>
비록
늘
외롭게
목매달려 숨 가쁘지만
나
도도해
두 눈 하얗게 부릅뜨고 잘 참지
나풀나풀.
아 아!
광란의 함성 속에 흰눈처럼 펄펄 날아 내리면
대-한-민-국!
모두가 둥실 둥실 춤췄잖아
나
꽤 멋졌어
나풀나풀.
온 세상 달고 맛난 건 몽땅
힘센 네 잘난 혓바닥과 주둥아리가 임자라지만
나
그거
부럽지 않아
孤高한 척 하지마라
제발.
야 야!
웃기지 말라니까
단물 발라낸 더러운 욕망의 찌꺼기 구린 냄새로 흘려버릴 때
한 평생 실패의 쓰린 설움 울며 홀로 토해 버릴 때
너희 중
누구하나라도
훌러덩
내 앞에 똥구멍 안 보인 놈 있냐?
나풀나풀.
<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