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滿場一致 <犬毛/趙源善>
나체촌裸體村엔 옷 입고 못 들어가고
외눈마을엔 두눈박이가 못 산다나.
열중에 아홉이 키가 똑같이 작아
키 큰 한 놈 몰래
아홉이 웅성거리다가
심통 불끈 치솟으니
잠시 눈 질끈 감고 아홉의 만장일치滿場一致라
겨우 반 뼘 왜 혼자서만 길쭉하냐며 그게 죄罪라고
키 큰 한 놈 목을 단칼에
덜컥
자른다.
데굴데굴.
아무치도 않게
멀쩡한 놈 하나 실없이 죽었다.
그게
나의 목이냐
아니면 너의 목이냐.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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