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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핸드폰 유감

犬毛 - 개털 2005. 6. 30. 18:51
핸드폰 유감 <犬毛.조원선>


난 몰라요 정말 몰라요.

사진도 못 찍고요
문자도 못 보내요
번호저장도 못해요
벨소리도 못 바꿔요
알람해제도 못해요
그저
오는 전화나 받고
진동으로 바꾸는 거 하고
오는 문자나 읽지요
그것도 돋보기 끼고요
그나마
문자오는 게 다 이런 것
“홍길동 장모 별세. 천국병원 영안실 7호. 발인 내일 09시.
조문 바람 동창회.“
“님 당첨 축하. 완전 횡재.즉시 전화 요망. 제세금만 본인 부담.”
부재중 전화번호 찍히면 수첩 찾느라 허둥지둥
아니면 그냥 걸어놓고 누군지 눈치 보기 바빠
아이구야 이런 경우가 있나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난 정말
내가 봐도 딱하고 한심해요
그렇지만
그걸 속속들이 아는 건 아내뿐이라
남에겐 하나 부끄럽지 않아요.
허 허 허.
<0503.>
출처 : 핸드폰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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