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잡아 잡수
견모 조원선
속알머리 없어. 난청에 이명이야. 안경벗으면 안 보여. 내 이빨 몇 개 안돼. 어제 뭘 했는지 생각 안 나. 얼굴에 검버섯투성이고. 허리는 시큰거리고 비쩍 말라서 갈비가 드러났어. 무릎은 시고. 팔다리는 저리고. 손발은 차고 무뎌. 고지혈증에 야뇨증까지. 제주섬 깡촌에 살고 지갑에 돈이 얼마있는지도 몰라. 날마다 막걸리만 마시고 집은 온통 개판이야. 글이랍시고 개소리를 늘어 놓지. 세수도 잘 안해. 수염도 2주에 한 번 깎지. 자! 어쩔 겨?
날로 먹을 겨? 구워먹을 겨? 삶아먹을 겨? 뭔 맛이 있겠냐?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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