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ㅡ 2022년부터

친구

犬毛 - 개털 2022. 4. 22. 12:40


친구
견모 조원선

50년지기 오리가 아침에 전화했다. 양정고 동기. 요새 개털 네놈 글 분위기가 슬프고 외롭게 느껴져서 한마디 한단다. 한마디? 염병할! 사람 만나라 수다 떨어라 보청기 해라 운동 해라 애국가와 찬송가 불러서 호흡키워라 마누라 잘 모셔라 즐겁게 살아라 예쁜 글 써라 한마디라며 끝이 없다. 솜털이 바꿔달래더니 또 뭔소리 중얼중얼. 술 덜 마시게 개목줄 죄라고 했겠지.
무서운 인연의 친구다. 오십줄 언제던가 서로 아무런 연락없이 ㅡ 아주 우연히 ㅡ 인도의 시골주유소 화장실앞에서 덜컥 마주쳤다. 놈은 북에서 내려오고 난 남에서 올라가는 길. 야 개털! 야 오리! 서로 부둥켜안고 겅중겅중 뛰니까 아내들은 화들짝 놀라 어리벙벙 배꼽을 잡고.
아 아!
전화끊고나서 이내 눈물이 핑 돈다. 아 참 그자식 뭔 전화하는 바람에 또 공연히 술생각난다. 흑흑흑 ㅡ
(2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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