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犬毛 - 개털 2020. 6. 18. 09:19


견모 조원선

성산일출봉에올라막걸리를마시며안주로옷을씹는다
오늘술맛아주슬프다
이내알몸이된다
저기바다속으로오천년역사가기울어져가라앉는다
나는부끄러워서눈을가리고흐느낀다
비틀비틀아흔아홉봉우리를더듬다가절벽아래로풍덩뛰어든다
죽더라도역사의꼬리를필히잡아야한다
내몸의터진아홉구멍으로바닷물이아리랑을부르며스며든다
그리하여술취한내영혼이비참하게잠에서쫒겨난다
새벽이산발한장대비를부둥켜안고덩실덩실쏟아진다
눈앞이캄캄하다
(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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