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견모 조원선
아내가 어제 서울 갔다. 솔직히 난 아내가 서울가는 게 싫다. 여러가지 반찬을 다 해놓고 잘 챙겨 먹으라했지만.
냄비에 김치찌개를 덜어넣고 닭도리탕을 덜어넣고 돼지고기를 몇 조각 넣고 물을 붓고 다시 푹 끓인다. 이름하여 김치닭도리돼지고기찌개.
점심은 주전부리로 때우고 저녁에는 아침먹던 냄비에 또 추가해서 넣고 끓여먹으면 된다. 밥은 큰 대접에 푸고 거기다 샐러드 한 덩이, 멸치볶음, 더덕무침을 함께 놓고. 다른 반찬은 양파짱아치만 꺼낸다. 귀찮다. 이렇게 먹으면 밥그릇과 앞접시와 수저만 간단설거지하면 되고.
이제 한 밤 잤으니 나머지 두 밤이다. 아침산책도 재미없고 심심해 죽겠다. 날도 찌푸등 흐렸고.
에이! 아내가 하던 일 ㅡ 생강이나 다 까서 말려놓고 칭찬이나 받아야지. 허허허.
(19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