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년)

감자꽃

犬毛 - 개털 2019. 11. 3. 11:33

 

감자꽃

견모 조원선

 

자식새끼 웃는 얼굴 속에 애비 등골 빼먹는 날선 갈쿠리가 들어있고

할머니라고 공짜로 주는 보리쌀 한 포대 뒤에 다단계 대금청구서 붙어오고

무상복지 사탕발림 후에 무차별 세금고지서가 날아오며

잠시 눈 감았다뜨면 코도 귀도 베어가고 입술까지 훔쳐가는 세상인데

이쁜 저 꽃 쟤만 혼자서 뱃속에 속살 허연

아주 싱싱하고 듬직한 보물들을 줄줄이 품고있구나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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