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년 6월-12월)

달팽이

犬毛 - 개털 2010. 11. 17. 10:45

달팽이

犬毛 趙源善



깨지거나 금가거나 비었거나

풀칠하고 때우고 메우면 그만이지

이러쿵저러쿵 여차저차 왈가왈부 따지면 뭐해

욕하는 놈이나 욕먹는 놈이나

돈 준 놈이나 돈 받은 놈이나

깃발 드는 놈이나 깃발 내리는 놈이나

똥 싼 놈이나 똥 밟은 놈이나

불 켜는 놈이나 불 끄는 놈이나

잡아가는 놈이나 잡혀가는 놈이나

배 밖으로 간 내 놓은 놈이나 배 속에 간 감춘 놈이나

이놈이 저놈이고 또 그놈이지

다 그렇고 그런 도토리 같은 놈들

얼렁뚱땅 얼기설기 이리저리 빙글빙글 우물쩍 돌고 도는

대충 웃거나 아니면 울거나

별 도리 없잖아

느릿느릿 

기는

너나 나나.

<1011>

'詩 (2010년 6월-12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핑크스  (0) 2010.11.20
일갈一喝  (0) 2010.11.17
아내  (0) 2010.11.15
희망  (0) 2010.11.11
이어폰  (0) 2010.11.10